not bad 산호초 - 합체기갑 용신병 장르소설

 산호초 작가의 합체기갑 용신병. 연재 초기 기갑 장르의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치 어린 시절 전대물의 로망을 살린 듯한 로봇물... 기갑물이 아니라 로봇물이란 말이 어울린다.

 산호초 작가의 초기 게임판타지 소설들부터 조아라의 인류리셋 등까지 계속 봐왔다.

 결론은 영원한 킬링타임.

 작가가 약간 뽕을 채우는 데 재능이 있는데, 특히 성장형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각성하면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장면을 무척 기가 막히게 써내린다.

 문제는 그게 다다.

 양판소의 양판소를 지향하는 포맷. 모든 소설이 나중 가면 수치 싸움이 된다. 게임으로 치면 마치 대리사냥 켜놓고 아바타가 자동전투 벌이는 걸 감흥없이 바라보는 기분이다.

 이 작가의 뇌에서는 시스템이나 스탯창을 좀 삭제해야 한다.

 모든 작품의 중반부~후반부 들어서면 '대체 내가 왜 이걸 붙잡고 있지' 하는 현자 타임이 들어서는 게 작품의 공통점.

 이게 정말 큰 문젠데, 사실상 초-중반부 읽고 대충 완결지점 감이 잡힌 다음 다 건너뛰고 그냥 끝만 읽어도 작품 이해에 무리가 없다!

 뭐 요새 장르소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이런 건 소설이 아니야.

 스토리라인에 어떤 기복도 없다.

 인류리셋으로 복귀 후 그나마 가장 나았던 게 역천의 발뭉이다. 먼치킨물 작품은 아예 누르렁맛이었고, 성장형이라는 점에서 인류리셋과 둠스데이(특히 인류리셋 초반은 정말 지렸는데)가 그 다음으로 볼 만했다. 물론 초중반이...

 이 작품도 초반은 좋았지만... 처음 끗발이 개끗발.

 특히 정말 지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묘사에 대해서는, 작품의 편집자가 아예 일을 안하는지 강력하게 의심된다.

 독자는 소설을 읽고 싶은 거지 로봇 프라모델 조립설명서를 읽고 싶은 게 아니다.

 무슨 로봇의 어느 파츠가 어떻게 되더니 어떻게 돌아가면서 어떻게 끼워졌고...

 그걸 대체 왜 계~~~~속 서술하는데?

 무슨 의도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스탯창이나 시스템창으로 지면을 버리는 것도 아니고, 이토록 창의적인 지면 낭비는 처음 본다.

 마치 인물 묘사를 할 때 무슨 양말, 무슨 귀걸이, 무슨 머리색깔인지 일일이 서술하는 것처럼... 본인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열정적으로 쏟아 부어내는 느낌...

 이건... 이런 건 초보 작가들이나 저지르는 실수잖아...

 작가가 삭제한 두 작품, 그러니까 제목은 기억 안 나는데 크툴루 인간 마법사물, 그리고 악룡 성장물이 작가가 돌변을 시도했던 몇 안 되는 작품 사례들 아니었나 싶다.

 뭐 혹평했지만 독특한 기갑물을 찾는 독자에게 권할 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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