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good 정보석=가을bee - 언어의 주인이란 1-217(연재중) 장르소설

 아주 재밌다.

 장르소설에서 내가 무조건 호평하는 요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다른 세계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설정이다. 이는 필력과 어우러져야 한다. 지나치게 설정에 파고드는 냄새가 나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얄팍하게 클리셰만 반 바퀴 비튼 정도도 안 된다. 작품 진행에 필요한 설정 분량이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힘들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사이어인 1234와 다를 바 없는 경지 놀이여서도 안 된다.

 성운을 먹는 자는 재밌지만 굳~이 따지자면 클리셰를 반 바퀴 비튼 쪽이다. 배움의 어머니 정도면 비로소 걸작이라 부를 만하다. 이 소설도 그렇다.

 천마신교 낙양지부의 완결을 보고 기승전결에 대해 얼마 혹평했지만, 개중 이면세계와 마법에 대한 설정만은 호평한 기억이 있다. 더불어 천마신교 낙양지부의 무공 설정도, 소설 후반부 좋게 작용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로는 제법 독특하다 할 만하다. 이 소설은 그런 작가의 재기를 극한까지 발휘한 느낌이다.

 소싯적 현민 작가를 보는 듯한 소년 주인공을 내세웠는데, 거기다가 환생이라는 설정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뿐이랴, 근대와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관, 신대륙과 섬나라, 베르사유의 오마쥬, 선협의 모티프, 마법사의 원칙이라는 클리셰에 대한 해석 등...

 정말 괜찮은 설정이란 그 면모의 일부가 얼마쯤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생각된 바 있어야 한다. 정말로 아무도 생각 못한 설정이라면 그건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재미라는 범주에서 벗어났기 때문이겠지.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무척이나 참신하고, 다시 말하면 정말 참신하다고 느낄 정도로 잘 비틀어내면서도, 너무 엇나간 나머지 동화가 되지도 않았다.

 얼그레이 작가의 열세 번째 제자는 내가 본 중 제일 무협을 독특하게 해석한 소설 중 하나였다. 기환무협 같으면서도 설정의 근간이 줏대없이 흔들리지 않는다.

 이 소설은 판타지에 있어서 내게 그런 소설이 될 것 같다.

 지금처럼만 쓰면 아주 재밌게 씹고뜯고즐기면서 주구장창 달릴 수 있을 듯.

 다음편이 기대된다.

 여담으로 수학 강론으로 한 화를 모두 채우는 것 같은 짓은 안했으면. 뭐, 이 정도로 재밌는 소설이라면 말을 아낄 줄 모르는 작가의 소양은 도리어 미덕일 수도? 그만큼 더 길게 연재 될 테니.

 여담 둘, 이번엔 제발 뇌절없이! 전작은 역혈역혈역혈역혈 나오면서부터 낌새가 있더라.

덧글

댓글 입력 영역


skin by m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