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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품 내에서 여러 평행세계를 돌아다니는 작품은 작가 고유의 메리수 캐릭터를 여러 창작물에 떨구는 패러디물이 아니고서야 보기 드물었는데요. 조아라 노블레스의 소년가장 중 하나인 ‘창작물 속으로’ 이후로 다중세계가 그럭저럭 또 하나의 성공적인 해시태그 중 하나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습니다. 은밀히 작가의 ‘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는 아마 창작속에서 영향을 받은 감이 없잖아 있지 않을까 킹리적 갓심이 드네요.
키작남 작가의 ‘소설들로 들어갈 수 있다’에 이르면 이제 그 특유의 떡타지향부터 창작속의 벤치마킹 중 하나라 할 만합니다. 궤는 다르지만, 무한전생 시리즈처럼 한 작품 내에서 한 세계의 포지션을 지향하는 ‘차원방랑자 - 포인트가 넘쳐 흐른다’ 같은 경우는 오래 전 문피아에서 연재했던 차원방랑자의 첫 번째 이야기를 버리고 조아라에서 여덟 번째 세계와 아홉 번째 세계를 연재중인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죠.
여기 또 하나의 다중세계 작품이 있습니다. 드물디 드문 얀데레 작품으로 ‘연구자의 은퇴생활’을 써서 알음알음 인지도가 있었던 작가인데요. 아무래도 작가의 필력이 여간 수려하지 않은 바에야 얀데레만 보고 가는 작품은 여러 독자의 취향을 저격하기 힘들죠.
‘평행세계에서 왔습니다’는 주인공이 첫 번째 평행세계로 떠나는, 무려 23화에 달하는 프롤로그를 자랑하면서 다중세계 작품으로 괜찮은 시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차근차근 복선을 밟아가는 여동생의 정체나, 너무 노골적으로 진도를 빼지 않는 얀데레 해시태그는 덤이구요.
주인공은 어느 날 평행세계에서 왔다는 자신의 여동생을 만납니다. 오래 전 교통사고로 죽은 그의 여동생을 자처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평화로운 현대와 달리 평행세계는 멸망에 위기에 놓인 인류가 한 줌 안 되는 각성자의 힘으로 괴수와 싸워나가고 있다는 사정을 듣게 되죠. 그 세계에서 인류의 영웅으로 불리는 것은 바로 다름아닌 평행세계의 자기 자신.
각성자는 괴수의 핵을 몸에 심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멸망의 주역과 높은 적합도를 자랑하는 것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이젠 현대에서 대뜸 평행세계로 날아가게 된 주인공까지 둘이군요.
여동생이 죽고 나서 이 세계에 별반 미련이 없었던 주인공은, 식물인간으로 쓰러져 있는 평행세계의 자기 자신을 대신하기 위해 여동생의 제의를 수락하고 새로운 세상에서 각성자로서 사냥을 시작합니다. 바람은 단 하나, 여동생이 살아갈 세상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아무래도 여동생이 그에게 보이는 집착도, 죽음에 큰 미련이 없는 주인공의 정신상태도 마냥 심상한 영웅 일대기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네요.
퍽하면 각성하고, 스탯창을 띄우고, 회귀해서 강해지는 것만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여타 소설들과는 달리 ‘평행세계에서 왔습니다’는 무딘 서술과 파격적인 반전으로 주인공이 어떤 세계를 돌아다니게 되는지 담담히 써내려갑니다. 힐링물도 아닌데 엄청나게 강렬한 목적의식에 불타지도 않는 철인을 소설 속에서 주인공으로 읽는 건 참 오랜만인 것 같네요. 작품 특유의 애매한 분위기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끔 만듭니다. 읽어보셔도 시간낭비는 아닐 겁니다.
(조아라 노벨마스터로 선정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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