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매드캣 - 동로마를 다시 위대하게 1-213 (완) 장르소설 리뷰

 일전에 리뷰했던 업어 키운 여포랑 비슷한 느낌이다. 대신 배경이 달라, 편히 먹고 사는 귀족으로 환생했나 했더니 졸지에 멸문 당한 가문의 마지막 후계가 되어 예루살렘으로 떠나는 주인공의 동로마 제국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 환생한 몸이 여포처럼 엄청난 무력을 지녔다는 것을 자각하기도 하고, 살라딘을 자기 눈으로 보기도 하면서 현대의 지식을 이용해 불패의 상승장군으로 명성을 떨쳐 나간다.

 더 퍼거토리 1부가 무슨 역사서를 보는 것 같았다면, 업어 키운 여포랑 비슷하다는 평가처럼 이 소설은 스낵컬쳐 계열의 대체역사물이다. 블랙기업조선이나 근육조선처럼 요새는 이런 게 뜨는 모양이다.

 이런 소설 류는 타겟층은 더 넓어도 그 안에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편인데, 업어 키운 여포에서는 그게 여포의 과장된 캐릭터성이었다면 이 소설은 작가가 너무 한국적 감수성에 익숙하다. 무슨 주인공도 아닌 동로마 제국의 공작이라는 작자가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이 있지'라는 속담을 한다거나, 이후 황제가 된 공작 앞에서 주인공이 속으로 분루를 씹으며 절을 하는데 사실상 나한테 죽을 사람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을 두 번 올린다거나... 대뜸 절은 왜 하고 그걸 또 황제는 왜 받아줘?

 그 외에도 신에 귀결하는 중세 감수성에서 심심찮으면 등장인물들이 하늘의 뜻이라거니 하늘이 나를 버렸다느니 천운이라느니 하는 말을 하고... 그건 유교 세계관이고, 찾으려면 신을 찾아야지...

 그 외에도 뭔가 무협지 읽을 때 갑자기 점프니 팀이니 하는 단어를 등장인물이 사용하면 깨는 것처럼, 하차를 유혹하는 요소가 눈에 약간 거슬리긴 했는데 그래도 볼 만했다. 하긴 그러니까 3점을 준 거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소설이 밀도가 높아서 좋았다. 황제 즉위 이후에는 스킵할 때 팍팍 스킵하고 딱 주요한 에피소드만 팍팍 골라서 쓰는 게 작가가 플롯을 정해놓고 안 흔들려서 괜찮았다. 이게 중요한 게 뭐냐면 이런 류의 싸움 이벤트로 가득한 스낵컬쳐에서 주인공이 어차피 이길 걸 알고 있는데 소설이 지리하면 읽기가 싫어진다. 밀도가 높았다고 말했는데도 읽으면서 중간에 지루함을 좀 느꼈을 정도니까. 사실상 203편인데 요새로 치면 긴 편도 아니고 끝이 딱 깔끔하게 끝났다. 이것도 긴 감이 있으니 더 길었다면 하차했을 듯.

 그래도 여타 등장인물들의 주인공에 대한 높은 평가나 주인공이 닥돌하면서 외치는 '데우스 불트!'처럼 주인공 뽕 요소도 충분했고, 딱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만하게 현대인 지식으로 제국을 발전시키는 문명 요소 등 대체역사물뿐 아니라 일반 장르소설에서도 먹힐 법한 요소가 충분히 있어서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거기뿐이라면 2점이었겠지만, 끝내 고민하다가 3점을 준 이유는 후일담. 역시 주인공 뽕 팍팍 들어간 대체역사물은 후일담이 풍성해야 한다. 꺼라위키로 10편에 걸쳐 후일담을 넣어줬기 때문에 끝맛이 재밌었다. 사실상 루즈할 때도 이 후일담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반쯤은 그 생각으로 버티기도 했다.

 어쨌건 가볍게 볼 만한 대체역사물. 근육조선, 블랙기업조선, 업어 키운 여포 등을 재밌게 봤다면 이 소설도 재밌게 읽힐 것이다.

덧글

  • 포스21 2020/11/22 08:16 # 답글

    함... 봐야겠네요. 일부 결재 + 무료로 보다가 한 150? 정도에 멈춰 있는데...
댓글 입력 영역


skin by m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