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추천사 겸 감상문) 세계의 왕 장르소설 추천사

#조아라 #웹소설 #퓨전 #판타지 #세계의왕 #구도자적캐릭터 #사점만점에삼점

 세계의 왕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사람이 있다면, 먼 미래 하나의 나라로 통일된 지구의 대통령 정도가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울 듯 싶습니다. 정치에 많은 실망을 하면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일지 몇 번 공상해본 기억이 납니다.

 세계의 왕이라는 제목을 보고 집어든 동기에는 그 공상이 기여한 바가 큽니다. 다만 작가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한 것 같진 않습니다. 세계의 왕은, 챌린저라는 한 사람의 일대기이고 그가 거치는 여정 중에 세계의 왕이라고 부를 만한 대목이 있을 뿐이지 세계의 왕이라는 주제에 집중하는 글은 아닙니다. 다분히 함의적인 제목이라 하겠습니다.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오러 마스터 남킨 백작의 밑에서 검사로 자라나던 챌린저는 재능의 한계를 깨닫고 절망하게 됩니다. 드래곤나이트가 되기 위해 떠났지만 실패하고, 극도의 허무감을 느끼며 죽어가던 중 한 트롤을 통해 세계의 의지를 읽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강승환 작가는 제법 지명도가 있는 1세대 판타지 작가입니다. 대표작 <재생>으로 이름을 날렸는데, 회귀물의 시조격 작품이죠. 이후로도 많은 작품을 써냈는데 인공이 강한 무력을 가지게 되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자기만을 위하면서도 주인공의 입장 상 쉽게 증오할 수 없는, 이기적인 권력자가 부친이나 유사한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것. 다른 한 가지는 주인공의 성장 과정에서 내적 변화가 중시된다는 것.

 작품을 통해 작가를 읽을 수 있다는 해석을 중시한다면 조심스레 추측해보건대, 아마 강승환 작가가 인상적으로 겪었던 인물 중 그와 비슷한 부친상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재생에서는 자하르의 아버지가 그런 캐릭터로 등장했다가 나중에는 자하르가 다른 등장인물에게 그런 절대자가 되고, 열왕대전기에서는 황제가, 이번 작품에서는 남킨 백작이 그렇습니다.

 다른 하나는 무력 성장을 주인공의 내적 변화와 엮어 흥미롭게 서술한다는 건데, 필연적으로 이 과정에서 탄탄한 설정이 요구됩니다. 무한전생 시리즈의 무림 사부 편에서 광악 작가가 보여준 무협 설정이 이과적인 탄탄함이라면 강승환 작가의 설정에서는 문과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재생이나 신마강림, 열왕대전기를 보면 분명 다 같은 서클 마법이나 무협인데도 다른 작가와는 차별화되는 설정력이 돋보입니다. 그런 설정력을 고유의 색깔로 가장 잘 엮어낸 작품이 이번 세계의 왕 아닐까 싶고요.

 결국 두 가지를 엮어 강승환 작가에 대해 가장 중요한 점을 요약하라면 단 한 가지가 되겠습니다.

 재미있다.

 매력적인 성장 묘사를 깔아둔 끝에 주인공은 독자가 몰입하기에 좋도록 독특한 개성을 부여받고, 강승환 작가는 그런 주인공이 절대자의 위치로 서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쓰는 방식 역시 판타지 소설의 정도를 걷습니다. 열왕대전기와 세계의 왕을 보면 챕터별로 자연스럽게 간극을 주면서 초중반은 빠르게 성장하고, 이후에는 어느 정도 성장한 주인공이 작가가 배치한 에피소드에 따라 고난을 겪거나 하면서 몰입도를 유지합니다.

 내적 변화라는 단어를 들먹였다고 특별히 그의 작품이 등장인물의 심리를 중시하는 문학성을 띠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무력 성장과 이어지는 선에서 묘사하므로, 독자에게 적절할 정도의 흥미도를 부여하는 선입니다. 이런 묘사는 남들이 쉽게 갖기 어려운 장점이죠.


 특히 열왕대전기에서는 그러한 작가의 특성이 강하게 발휘되어 후반부에 심마대전기라고 호불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이번 작품 <세계의 왕>에는 높은 평점을 주고 싶은 게, 주인공의 무력 설정 근본을 세계의 길이라고 확정함으로써 무력 설정의 흥미도와 본인의 특성을 매우 적절하게 조화시켰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냥 재미있다고 극찬하기만 하는 감상문은 아닙니다.

 성장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으나 주인공이 어느 정도 입지를 확보한 십 권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인공이 겪는 에피소드의 배치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주인공은 작품 내내 거대한 조직과 대적하는데, 그 끝에 주인공은 거진 절대적 위치로 성장합니다. 이 성장 과정은 재미있습니다. 문제는 절대적 위치에 선 주인공을 위협하려면 그에 걸맞는 적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필연적으로 거대 조직 다음에는 신적인 존재가 주인공의 대척점에 서게 됩니다.

 강승환 작가는 이 글의 한 권 가까이 되는 분량을 신적인 존재의 극복을 위해 복선을 까는 부분으로 할애합니다. 그리고 존재감이 컸던 흑마법사 조직의 흑막은 복선 과정에서 소모된 채 필요없는 악역으로 전락시키죠. 전반부 주인공이 대적한 조직이 스케일의 성장에 따라 의미 없어지는 반면, 후반부는 통째로 복선에 할애한 채 후다닥 끝내버려요. 

 흥미롭지 못한 부분이므로 빨리 끝낸 건 잘한 거지만, 결국 일대기의 팔할을 거대 조직 부분이 차지하게 되는 셈입니다. 차라리 거대 조직 부분을 빨리 끝내고 혹은 다른 에피소드로 주인공을 고난에 빠트리면서, 상위 존재와의 대적과 세계의 왕이 되는 부분을 좀더 흥미롭고 자연스럽게 썼으면 후반부도 좀더 길고 재밌게 끌고 갈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애독자라서 오히려 더욱 아쉬운 부분을 찾게 될 뿐 못 쓴 글은 아닙니다. 장편 소설로서는 이전에 비해 작가의 성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은 결국 재미를 위해서고, 그렇게 보면 이 소설은 강승환 작가가 본인의 특성을 잘 살려 썼다는 것만으로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하물며 성장 과정을 이토록 흥미롭게 써낸 데에야!

 작중 내내 강자들은 대개 오러나 마법을 사용하지만, 주인공은 검을 사용하면서도 오러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정령을 사용하지만, 결코 정령사도 되지 못하죠. 어느 트롤로부터 배운 마음 공부가 그의 근본일 따름입니다.

 한낱 몬스터로부터 배운 마음 공부를 활용해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남작가의 하찮은 자식에서부터 만인에게 러르는 존재가 되기까지.

 스탯이나 회귀로 나아가는 퓨전물에도 오러블레이드나 마법을 사용하는 판타지물에도 질렸다면, 분명히 강해지긴 하는데 여느 판타지 주인공과는 달라도 뭔가 다른 챌린저 대공의 행보를 지켜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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