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정보석=가을bee - 천마신교 낙양지부 장르소설 리뷰

 천마신교 낙양지부다. 문피아에서 연재될 때 읽었었는데 완결을 기다리다 꽤 시간이 흘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낭인 검사로 살아가던 피월량은 천마신교 낙양지부에 입교하게 되고, 이후 임무를 하나하나 해결해가면서 힘을 키워나간다. 이후 이계와 사신수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면서 피월량은 그동안 맺어온 인연에 따라 자신만의 선택을 해나가려 한다.

 좋았던 부분과 나빴던 부분이 명확하게 갈리는 소설인데, 천마신교 낙양지부에서 임무를 해결하는 부분은 좋았다. 그리고 낙양지부를 벗어나는 부분부터는 실망스러웠다.

 이런 소설일수록 점수를 주기 애매한데, good을 줄까 not bad를 줄까 하다가 장점이 명확한 소설이니만큼 3점을 주었다. 일단 어떤 부분은 다른 소설을 뛰어넘는 흥미도를 갖으니까... 뒤떨어지는 부분이 넘쳐나는 소설은 많지만 동시에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는 소설은 드물다.

 일단 장점 중 하나는 작가가 설명충이다. 무협 설정이 다른 데서 보기 힘들게 독특한 데다가 그게 경지 상승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힌다. 특히 이면세계 설정 파트는 흥미로웠다.

 다른 건 3인칭이면서 캐릭터 묘사가 괜찮다는 것. 딱 정해진 캐릭터에 맞게 그림으로 그린 듯한 악역과 무조건 강해져서 먼치킨이 되라고 최면이라고 박아넣은 것 같은 주인공(특히 진짜 초반에 멸시 당하다가 갑자기 강해지는 게 지나치게 지겹다)으로 넘쳐나는 소설들과 다르게 주인공은 피월량에 몰입하게 되고, 주소군이나 화산파 출신 마인, 흑설 등 캐릭터가 볼 맛이 있다. 그래서 지겹지가 않다. 상황 묘사나 전투씬 묘사 역시 나쁘지 않다.

 단점 역시 작가가 설정충이라는 것. 이건 특히 후반의 주인공 경지 상승에 얽혀서 보는 독자를 짜증나게 만든다. 주인공이 강해졌다가 약해졌다가 강해졌다가 약해졌다가... 이 소설에서는 무슨 정해진 심득에 따라 강해지거나 무공을 이해해서 강해지는 게 아니다. 딱 정해진 자신만의 강함이 없다. 검 하나 잃어버렸다고 경지가 하락하고, 막 그냥 자기한테 정해진 파츠를 끼워맞추는 느낌? 그러니까 나중 가면 설정딸을 넘어서서 무공을 익혀서 강해지는 대리만족감 자체가 설정을 위해 희생된다. 정말로 무협지라기엔 어폐가 있다.

 또다른 단점은 심리 묘사. 개중에서도 감정 서술이다. 작가가 감정 서술을 적극적으로 한다기보다는 필요한 경우 다른 캐릭터의 입을 빌려 그 캐릭터의 행동 원리를 서술해주고, 혹은 그냥 단순히 행동을 묘사하는 걸로 넘어간다. 적극적으로 감정 상태가 서술될 때는 주인공이 마기가 치솟아 훼까닥 간 경우. 이때 갑자기 마기가 치솟은 주인공이나 캐릭터가 "역혈! 역혈! 역혈! 역혈! 역혈!" 이러면서 대사를 도배하는데 좀 중2병스럽긴 하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묘사다. 그런데 왜 단점이냐, 이게 최후반부 주인공이랑 얽히면서 부족함이 두드러진다. 주인공의 행동 원리는 그동안 주인공이 쌓아온 가치관이나 심리묘사에 기반하는데, 주인공이 자신의 힘을 회복하고 나서는 오히려 표류공주 같은 기분이다. 극적으로 변해가는 상황들에 주인공이 아무런 주체적인 생각없이 이리저리 휘말리는 느낌? 힘을 잃었을 때조차 주인공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힘을 되찾을 수 있긴 한 건지 그동안처럼 행동원리에 의거한 문장만 서술하는데, 이게 소설적 장치로 읽을 만했다면 가장 중요한 최후반부에서는 작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도 더 이해가 안 간다. 주인공의 행동이 뭔 생각인지 단편적으로만 서술될 뿐 이입되도록 쓰이질 않으니 확확 뒤바뀌는 상황 속에서 이 소설이 어디를 향해가는건지 모르겠다.

 완결이 예상가지 않도록 하는 건 작가의 좋은 미덕이지만 그러려면 완결은 좋게 뽑아야 하는데 바뀌기 전 완결은 쓰레기고 바뀐 다음 완결은 그냥저냥 무난~하다. 소설 전반부의 기대감에 많이 못 미친다. 원래 뽑았던 완결도 그렇고 후기도 그렇고 작가가 많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완결에서 작가가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 그걸 뭔가 소설적 의의로 남기기에는 작가가 그동안 주인공의 행보를 집대성해서 독자가 감동하거나 혹은 흥분하게끔 휘어잡는 묘사가 다분히 부족했다. 그냥 소설이 진행되고 계속 진행되다가 아 이제 중요한 부분인가 했더니 주인공이 뭐하는 건지 표류공주인지 여기저기 숨겨진 비밀에 이리저리 휩쓸리다 슬슬 이런 식으로 끝내야겠지 해서 끝냈다는 느낌이다.

 전반부가 재미있었던 만큼 아쉬운 부분도 컸다. 그렇다고 필력이 갑자기 변했다기에는 그냥 작가 역량이 일관되게 전반부 스토리는 필력이 견인하기 충분했고 후반부는 부족했다 이런 느낌. 어떤 부분은 꽤 재밌고 독특한 소설이라는 점만으로 양판소가 넘쳐나는 장르소설판에서 볼 만하긴 하다. 단지 분량이 긴 데다 그만큼 의미있게 완결나지도 않으므로 시간 죽이기라면 모를까 볼 법한 수작 하나 골라잡아서 읽고 싶다면 추천하긴 그렇다.

not bad 이아농 - 신들의 정원 장르소설 리뷰

 이아농 작가가 쓴 신들의 정원이다. 야구 소설이었나 행성 헌터였나로 데뷔한 이아농 작가의 소설은 스포츠물과 판타지물, 현대물로 나뉘어지는데, 이아농의 판타지물은 대개 마나나 에테르 같은 특별한 성격을 갖고 그것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특별한 계층으로 올라선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레이드물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다른 하나는 주인공이 그 마나 활용 능력을 이용해 먼치킨으로 올라선다는 점. 

 대충 들으면 알겠지만 그래서 대개는 볼 만한 편이다. 필력도 나쁘진 않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들의 정원이라 칭해지는 특별한 이계가 중첩된 현대판타지 세계, 주인공은 미약한 능력자에서 최강의 헌터로 거듭나 흑막과 대적하게 된다.

 필력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말했듯 엄청 좋지도 않다. 필력이 장르소설에선 문장력으로 대체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장르소설에서 문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요소라고 생각한다. 좋은 문장력보다는 읽기 편한 문장력이 중요하다. 환생좌의 작가 문장력이 썩 좋다고는 할 순 없지만 흥행하기엔 충분할 정도로 간편했다. 간결하다고 하지 않는 것은 간결한 문장은 그 자체에 좋다는 뜻을 함의하므로.

 이아농의 현대판타지는 조율자가 제일 나았고 이번 작이 그보다 떨어진다. 행성헌터부터 유래한 오랜 이아농의 특징이라면 작품의 시놉시스가 빤하다는 점이다. 초중반부터 대충 흑막이 누군지 무슨 일이 전개되어가는지 작가가 다른 시점으로 서술하여 정해주고 시작하기 때문에 권선징악형 결말이 되겠구나, 쟤를 무찌르고 대충 완결이 나겠구나 하는 걸 독자가 이미 앞질러 예상할 수 있다. 결말이 정해진 소설이라면 그 과정이 엄청 흥미로워야 할 텐데 이아농의 경우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스릴있거나 뒷일을 알면서도 독자가 손에 땀을 쥐게 할 법한 역경 같은 걸 넣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번 작의 경우 더 아쉽게 느껴지는 건 초반에 주인공이 미약하게 시작한다는 점. 다른 작품들도 다 성장형 주인공이었지만 주인공이 유망한 기대주로 기대받는 행성헌터와는 궤가 다르다. 남들과 다른 디스어드밴티지를 갖으면서도 자신만의 특질로 어떻게든 헤쳐나가고, 멘탈로 단단한 주인공의 초반 성장 과정이 흥미로웠는데 중반부터 먼치킨으로 거듭나면서 긴장감이 확 사라졌다. 이 긴장감은 스토리의 진행 과정에 힘입는데, 사실상 먼치킨이 되고나서 주인공이 완결까지 하는 건 던전들을 공략하면서 자기 힘을 키우고 또 키우고 그 과정에서 가벼운 에피소드들을 겪거나 흑막들이 보낸 암살자들을 물리치는 게 다다. 스토리 과정도 파워업이 중점이 돼서 사실상 던전공략하는 게 전반 내용이라 하겠다. 초반 읽고 주인공이 환골탈태하는 부분 읽고 흑막 설정만 읽으면 나머지는 스킵하고 완결 부분만 읽어도 된다. 더불어 작가가 설정에 엄청난 소질을 보이는 편도 아니고 장르가 무협도 아니라 파워업도, 읽다 던질 정돈 아니지만 아무래도 좀 루즈하다고 해야 되나

 혹평한 것 같지만 그냥 아쉬웠던 부분을 쓴 거고 이아농 작가의 소설은 대개 그럭저럭 볼 만하다. 단지 이 작가가 쓴 판타지물 중 꼭 하나만 읽으라면 신들의 정원보다는 다른 작품을 권하고 싶다. 이보다는 장점을 잘 살렸다.

11월 17일 봉사활동 일상

 GTEP 면접 때문에 머리를 깎았다. 머리 깎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말 저런 말(주로 호의적인)을 들었었는데 봉사 활동에서도 그렇더라. 그래도 2년 가까이 기른 머리를 자른 게 너무 아쉽다.
 일요일은 보통 사람이 없기 마련인데 뜻밖에 사람이 많았다. 알고보니까 육사에서 온 학생 친구들이라고 했다. 노숙자 분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북적거리는 편인데 특이하게도 이 날은 노숙자 분들이 없어서 밥이 좀 남았다. 사람이 없던 탓에 정리를 일찍 시작해서 나야 좋았다. 일찍이라고 해봤자 뭐 십오 분~이십 분 정도지만...
 지금 막 봉사활동하러 출발하면 시간이 맞을텐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갈지 말지 고민 중이다. ㅋㅋ 
 과연 내가 오늘 갔을지는 다음번 글에서...

동묘앞에서 샀던 옷 일상


왜 이 옷을 팔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더라
이 사진도 제출용인데 많이 늦었다
참 쉬울 줄 알았는데 해보니 어렵네
그럭저럭 몸을 복구해가는 것 같은데 술을 하도 마셔서 몸무게가 하루 단위로 3~4키로씩 왔다 갔다 한다
앞으로 절대 안 마셔야지...

good 일성 - 빙공의 대가 장르소설 리뷰

 일성 대가 시리즈 중 수작이다. 일성 작가는 음공의 대가로 데뷔했는데,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연이은 대가 시리즈를 내놓기에 이른다. 마공의 대가, 최면의 대가, 귀공의 대가 등등... 이외에도 공간참, 혈리연, 참공무적 등을 쓰기도 했는데 일성의 전작을 다 읽어본 바로는 빙공의 대가가 제일 낫다. 그러고보니 문피아 연재 당시 연재작 제목을 고민하던 작가가 올린 글에 '빙공의 대가'라는 제목을 댓글로 달고 책을 받기로 했는데 마침 이사해서 못 받은 기억이 ㅋㅋ

 당시 여러 신무협이 택했던 것처럼 여느 한 사건을 두고 벌어진 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등장해서 평하는 시작으로 짤막한 도입부를 연다. 이후 과감한 승부성과 냉혹한 기질, 영활한 머리를 가진 사자비는 환관으로 새 삶을 시작하고, 무공을 익히게 되며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처신한다.

 무림 에피소드에 반복되는 힘숨찐 사이다 패턴이 들어가는 한편 주인공에게 출세가도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전개가 루즈해지지 않고 다양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특히 완결이 몇몇 독자에게는 반감을 샀는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호평. 스포가 되므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좀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느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괜한 개심을 하지 않고 분명하게 자신의 행보를 천명하면서도 잃은 줄 알았던 기회와 재회하면서 자신을 짤막하게 돌아보는 부분은, 이따금씩 보여주었던 주인공의 인간적 면모와 겹쳐 완결에 간결한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없이 사이다로 뚫고 가는 완결이라면 여타의 장르 소설에 널리고 널렸다. 빙공의 대가는 그런 면에서 마지막에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되새기고 의미를 부여하는 듯 마는 듯 하는 회상이 꽤 괜찮았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구질구질하게 의미를 부여했다면 그제까지 진행해온 장르소설 양식을 넘어서 왜 분위기 잡나 했겠으니 장르소설 식으로서는 그럭저럭 최선의 완결의 예 아닌가 싶다.

 스토리도 괜찮았다. 주인공의 성향이 앞서 말했듯 기본적으로 독자에게 매력적이도록 뚜렷하고, 거기에 초반부터 강한 힘을 지니게 해놓았으며 힘으로만 다 해결하는 게 아니라 정적들을 처리하는 과정도 꽤나 봄직하다. 특히 황궁의 상세한 설정은 작가가 꽤 노력해서 이것저것 찾아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기성작가답게 그렇다고 설명충이 되지도 않았고.

 패배-파워업의 클리셰도 잘 써먹었고 아무튼 재밌다. 일성 작가의 수작답다. 단지 재미있었던 만큼 요새 나오는 작품들의 화수에 못 미치는 게 아쉽다. 완결도 좀 뭉개버린 느낌과 겹쳐서 굳이 여기서 마무리 짓지 않고 더 길게 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남는다. 주인공 성향이 겹치는 시스템 강호지존을 보면 더욱 그렇다. 긴 화수로 재미를 유지하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다. 하긴 이때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거기다 시스템 강호지존의 완결이 빙공의 대가보다 떨어진다면 아무래도 호평은 회수되겠지.

 일성 작가의 다른 대가 시리즈는 찾아볼 필요 없다. 마공의 대가는 스파이물인데 후반 가서 뜬금 작품이 뒤집혀버리면서 독자의 원성을 샀고, 최면의 대가는 그냥저냥한 킬링타임인데 거기에 주인공이 최면을 이용해 무공을 쌓는다는 독특한 설정을 넣었다. 독자들에게 그닥 이해되기 좋은 설정은 아니고 반쯤 애매모호한 파워 인플레 느낌으로 가버려서 말 그대로 그냥저냥? 공간참이랑 음공의 대가가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볼 만한 킬링타임이었고 혈리연이 개중 그나마 나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역시 주인공 캐릭터가 명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귀공의 대가는 빙공의 대가 다음으로 볼 만했다. 문제는 볼 만하나 싶더니 연중.

 이맘때쯤 무협 작가는 지금까지 길게 남아 있는 작가가 없다. 허담이 그나마 예외인데 무협이 비주류가 된 요새에 들어서는 예전의 위상에 못 미친다. 오대거울 시리즈가 제일 나았다. 이때는 허담 신작이 정말 잘 읽혔지.

 종횡무진의 송현우는 지금 라온이앤엠 대푠데 풍류무한이 마지막 작품이다. 풍류무한 연재중이었나 영마악의 무영자 작가랑 협동으로 유니크라는 작품을 출간하기도 했는데 연중된 걸로 기억한다. 대충 지하 범죄도시에 갇혀 살던 소악마 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었는데 탈출 이후 많이 노잼돼서... 풍류무한은 출간 텀이 길어서 다 챙겨보진 못했는데 출간중 꽤 재밌게 읽었다.

 그나마 챙겨 보는 무협은 조진행이랑, 그리고 가을비 작가도 잘 나가는 거 같은데 정통 무협은 아니라서 그렇다.

 무협이 좀 떴으면 하는 바람이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skin by mater